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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디까지 궁금해?!

손글씨 7일 챌린지, 펜 끝에서 시작된 작은 명상

by yamyame 2025. 6. 19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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손글씨 7일 챌린지,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실험기

요즘 스마트폰, 태블릿, 노트북 등 하루 종일 붙잡고 사는 요즘 무언가를 끄적이는 행위조차 대부분 '타이핑'이라고 생각해요.

어느 날 문득 손글씨를 쓸 일이 없어졌다는 걸 깨달았고, 그래서 손글씨 7일 챌린지를 시작해봤어요!

일주일간 하루 한 번 손글씨로 좋은 책 글귀를 쓰는 작은 챌린지로 복잡한 도구나 특별한 노트가 필요하지 않고

단지 펜과 종이 그리고 나 자신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라 마음만 먹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답니다?

디지털 시대 속에서 느껴보는 아날로그의 따뜻함, 지금부터 함께 공유해볼게요.

 

1. 첫째 날 : 손이 어색하고 마음도 어색

손글씨 7일 챌린지를 시작하는 첫날, 평소에 사용하던 키보드를 내려놓고 노트를 펼쳤습니다. 펜을 잡는 손이 어색했고 글자를 하나씩 쓸 때마다 삐뚤빼뚤해지더라고요.. '내가 이렇게 악필이었나?'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가장 어색했던 것은 '속도'였어요.

타자를 치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기록할 수 있는데 손글씨는 생각보다도 느리게 진행되더라고요. 하지만 이 느림 속에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! 글을 쓸 때마다 생각이 더 정리되고, 문장을 신중하게 구성하게 된다는 것! 글자가 아니라 '내 생각'을 더 또렷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.

 

2. 둘째 날 : 필기구의 감촉을 다시 느끼다

둘째 날에는 다양한 펜을 써보고 싶어지더라고요? 연필, 볼펜, 만년필까지 평소에는 잘 쓰지 않던 필기구들이 새롭게 느껴졌어요. 종이에 닿는 펜촉의 감촉, 잉크의 흐름, 미세한 소리까지 모든 것이 감각적으로 다가왔습니다. 특히 만년필로 글씨를 쓸 때는 종이에 스며드는 잉크의 느낌이 너무 매력적이었는데 손글씨는 단지 글자를 적는 것이 아니라 펜과 종이 사이의 '대화'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! 예전에는 몰랐던 아날로그의 아름다움을 다시 느낄 수 있었던 하루를 보냈습니다.

 

3. 셋째 날 : 마음을 꺼내어 적는다는 것

셋째 날이 되자 글씨체가 조금은 안정된 느낌이었고, 책의 좋은 글귀 내용을 작성하면서 제 마음의 깊이도 점점 깊어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. 오늘은 그날 있었던 일보다도 마음속 감정을 적는 데 집중했고, 평소라면 그냥 넘겼을 감정의 잔상들(서운함, 고마움, 뿌듯함)같은 것들이 펜 끝에서 흘러나오더라고요. 손으로 글씨를 적으니까 오히려 더 진심이 전달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. 타자보다 더 솔직하게, 더 천천히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. 손글씨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대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.

 

4. 다섯째 날 : 집중력과 차분함의 회복

매일매일 꾸준히 글씨를 작성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하루의 루틴이 만들어 졌는데 다섯째 날은 평소보다 정신없이 바쁜 날이었어요. 그런데 신기하게도 손글씨를 쓰는 그 20분은 마치 '안식처' 같았어요. 핸드폰 알림을 꺼두고 조용히 펜을 움직이면서 하루를 정리하자 놀라울 정도로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. 마음이 산만해질수록 손글씨의 위력이 커진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. 글씨를 천천히 적는 행위 자체가 명상처럼 느껴졌고, 몰입의 시간이 되었으며, 단순히 '기록'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쉼을 선물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또 한 번 느낀 하루였습니다.

 

5. 일곱째 날 : 아날로그는 느림이 아닌 깊음

마지막 날이 되니 손글씨가 익숙해졌고, 글씨체에도 나름의 개성이 생기더라고요. 무엇보다 책 글귀를 쓰는 15~30분이 제 하루의 '하이라이트'가 되었어요. 우리는 디지털을 통해 빠르게 소통하지만 가끔은 '천천히 쓰는 글'이 더욱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느낀 일주일이었습니다. 손글씨는 느리지만 그만큼 생각이 깊어지고 감정이 또렷해지더라고요. 이 챌린지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. 아날로그는 느림이 아니라 '깊음'이라는 것을요.

 

손글씨 7일 챌린지를 하면서 저는 종이 위에 써내려간 수많은 단어들보다 그 글자들 사이사이에 숨어 있는 제 마음을 만날 수 있었어요.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천천히 나를 마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계신다면 잠시 펜을 들어보세요. 기술의 편리함 속에 잊혀졌던 진짜 나의 생각과 감정을 다시 꺼낼 수 있을지도 몰라요. 작고 느린 변화가 의외로 가장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수 있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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